난생 처음 강남 풀 인파에 제이미의 눈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하늘 위로 펑펑 터지는 불꽃도 신기하고, 거리마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도 신선했다. 난생 처음 입어보는 여자옷과 굽이 있는 비단신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제이미는 발이 아픈 것도 모르고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원래 강남 풀은 우선 여장을 하고 이블린인 척 빠져나간 후 숲에서 남자옷으로 갈아입고 유유하게 랭켜셔 경의 영지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나 너무 들떠서 성을 빠져나온 탓에 그만...
강남 풀사롱이 제이미의 손을 잡은 채 트란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트란이 공손하게 허리를 숙인 후 방을 나갔다. “난 저 사람 별로야.” 이블린이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러지 마. 트란은 성실하고 용맹스러운 기사야.” “성실한 건 알겠는데 용맹스러운지는 어떻게 알아? 저 사람이 싸우는 거 한번이라도 본 적 있어?” “그런 건 아니지만.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이블린이 어깨를 으쓱하며 제이미가 앉은 강남 풀사롱에 마주보고 앉았다. “그런데...